일기장/잡다한 일상2004. 10. 11. 01:42
어떤 모든 과정에서 레벨이 올라간다는건
벽을 뛰어넘거나 그런 계단식 실력상승이 존재한다.

살빼는것조차도 말이다. 어느정도 빠지면 안빠지다가 벽을 넘으면
더 살이 빠지기 마련이다.
영어도 그렇다. 실력이 제자리다가 어느순간 깨닫게 된다. 실력상승.

뻔하게 이미 알고있다.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것을
살사를 배우기 시작한지 한달여남짓. 자신과의 싸움이다. 연습연습

동호회에서 춤을 잘 추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사람들이 어떤 단계에 들어가 있고, 그 단계에서 느낄수 있는 느낌들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는걸 알게 된다.

예전에 디디알 한창 하면서 애들하고 말하던 그 스텝밟을때 느끼는 공중부양단계랄까.
(이건 다른얘긴데, 살사추는 사람들중에 꽤 예전에 디디알이나 펌프했던 사람이 있더군. 퍼포머가 대부분일듯하지만..
하긴, 나이대도 얼추 맞고 이사람들은 민감하니까. ^^)

어느 단계를 지나면서 그 단계에서 느낄수 있는 그런 느낌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느껴지는 그런 말할수 없는 느낌들일까.

그런 느낌들이라면 대환영이다. 정말 연습 또 연습해서
잘 추고 싶지만, 불행하게도 이런 단계들은 노력도 필요하지만
시간이란 놈이 작용을 하게 되서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게 아니다.
나는 그런 느낌을 갈구 하는지도 모르겠다.


진작 좀 배울껄 그랬어. 학교다닐때 시간많을때..^^;

주말밤. 이젠 몇주째 새벽에 차를 달린다. 합정에 있는 바에서 연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강변북로의 야경은 참 아름답다. 쌩쌩 달리는 차를 옆으로 하고
나는 조금은 천천히. 제한속도인 80키로를 맞추며 야경을 힐끗힐끗
감상한다. 좋다. 참 좋다..

어제, 먹동 모임에 잠시 들렀다가 희종이형이 하신말씀이 기억난다.
나는 욕심이 많아서 바쁘다. 뭐 이런말씀이셨는데 말야.
그냥 듣고 아무생각없이 지나쳤는데, 오늘 강변북로를 달리면서
갑자기 그 말이 생각났다. 욕심이 많다..나는 욕심이 많다.

살아오면서 그 욕심때문에. 다 잘하고 싶은 욕심.
또 날 알리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심.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거는 기대의 욕심.
내능력치의 욕심. 알고싶은 욕심등등 때문에 바쁘게 힘들게 치이면서
살아왔었다. 물론 중간중간에 잠깐씩 쉬면서 뒤도 돌아보았었지만 거의 쉴세없이 내 자신을 몰아쳐왔다고 생각한다.

어쩌겠냐. 내 성격이 그런데.
잠시라도 조용히 살다가는 좀이 쑤셔서 못견디는 성격인데..

분당쪽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몇개의 터널도 지나고 커브가 좀 있다.
운전중에 멍하니 생각하는건 참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난 요즘 일주일중에 이 시간이 가장 좋고 소중하다.

내 생각을 정리할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한가롭기도 하고
라디오를 틀어놓고 탁 트이고 차 별로 없는 도로를 드라이브하는
시원함도 느끼면서 생각에 잠길수 있으니..

날씨가 많이 차졌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주차해놓고 올라가면 느껴지는 한기.
차갑고 좋다. 시원하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이 반짝인다. 달은 초생달.

차갑고 맑은 밤공기를 흠뻑 들이마시면서 한참 까만 하늘을 바라본다.
다가올 한주는 또 새로울건 별로 없겠지만, 새롭게 만들면서 살아가야겠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인연을 만들면서 내자신도 변하고.

가을이 가는게 싫다.
Posted by ketch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