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사랑합니다-
글: 김/종/원 시인
오늘은 정말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서둘러 집을 나서야 했는데,
늦잠을 자고 말았습니다
서두룬다고 서둘러서 급히 약속 장소를 갔습니다
그렇게 급하게 약속 장소에 도착한후에
세수도 못하고 그곳에 온
나의 푸석푸석한 모습을 단장해 보려고
화장실의 거울에 나를 비추어 보았습니다
당신이 사 준 남방에,
당신이 골라 준 면 바지에,
당신이 좋아하던 안경을 쓴 내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그렇게 서둘러서
세수도 못 하고 서둘러 왔는데
지금 내 눈에 비친 내 모습은
내가 아닌 당신입니다
오늘은 왠지 하루가 짧지 않을것 같은
그런 불길한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내일 볼 시험은 접어버리고
강남역으로 갔더랬습니다
하늘이 흐려지더니,결국
비가 오더군요, 후....
이런날에 비가 오는건지, 아니면
비가오는 날에 이런건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술이 몸에 좀 받을 것 같네요....
뭐가 그리도 좋을까요
옆 테이블의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
좋아 죽겠다는 표정으로 앉아있는 저 두 사람들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야! 나도 한땐 너희들 못지 않았다구
별것도 아닌것들이....
안주가 나오고,
소주가 나왔습니다
한잔 마셨습니다
입에서 쓴 기운이 올라옵니다
당황했습니다
소주가 쓰다는 걸 느끼고 난 당황했습니다
그 사람...늘 소주를 마실때면
소주를 마심과 동시에 제 입에
안주를 한 가득 넣어주던 사람이었거든요
오빠는 술을 마실때도 몸 생각 좀 하라고
그게 걱정 되 눈물까지 흘려주던
그런 사람이었답니다
그런 사람을 떠나보내고 홀로 마시는 술
그저,
지금까지는 소주가 마실만한 술인줄로만 알았습니다
그 사람의 안주 한 젓가락이
소주를 마실만하게 만들어 주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할수없이
처량하게 젓가락을 들었습니다
젓가락을 드는데..왜 이렇게 억울한지
왜 이렇게 억울한건지....
안되겠습니다
나가야 했습니다
나와야했습니다....
그 길로 술집을 나와서
강남역의 거리에 나왔습니다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습니다
혼자 걷고 있는 이 거리
아직은 혼자인것 보다는
함께인게 더 익숙한 이 못난 몸뚱아리....
걸었습니다
무작정 걸어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휘청거리며,
사람들 속을 무작정 파고 들었습니다
뭐가 그리도 좋은일이 많은지
다들 웃으며 지나가네요...
행복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밀어 넣었던 술들이
밀려나올 것 같아서
걸음을 멈추고
빈 공터로 몸을 옮겼습니다
.....
눈을 감았습니다
나도 모르게 와버린 이 곳은
당신과 꿈을 이야기 하던 곳입니다
이 곳은....
당신의 꿈들을 들으며
나의 꿈을 당신께 이야기 하며
서로를 맞추어가던,
사랑을 꿈꾸던 그 자리입니다
여기에서 집에까지 걸어갈려면 1시간은 가야하는데
어떻게할지 모르겠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온통 당신과의 기억으로
도배를 했을텐데....
그 도배들을 다 찢고 집으로 가려면
아마,
내 가슴도 찢어야 할텐데...
세상사는 그 많은 날중에
이런날도 하루쯤은 괜찮을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는
그 좋은 돈도,
아름다운 여자도,
좋은 스포츠카도, 이쁜 내 방도....
아무것도 필요가 없습니다
오직 당신 하나만 필요합니다
세상의 그 많은 것들 다 버리고
당신하나만 가지고도
무작정 행복한
오늘 하루도
꽤 괜찮은 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요,
누군가 내게 와서
너 오늘 왜 이러느냐고 묻는다면
오늘은
아무일 없는듯 참고 살기엔
무리가 조금 있었다고
그래서 그랬다고....
너도 한 번
나처럼 무리해 보라고...
사랑하다가,
무리하게 나처럼 이별해 보라고
이렇게 말해야겠습니다....
어느새
비가 그쳤네요
이제 그만 접어야겠습니다
결혼하자고 말하던 입술에서
"나 결혼해..."라는 말을 했던 그 입술까지
그 모든 당신을
아직도 난 사랑합니다...
아직도 사랑합니다
1999년 10월 김/종/원 시인
이별한 날에는 그리움도 죄가 되나니 -살며 시 쓰며-
------------------------------------------------
대왕 청승맞은 시 한편.
크크.
글: 김/종/원 시인
오늘은 정말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서둘러 집을 나서야 했는데,
늦잠을 자고 말았습니다
서두룬다고 서둘러서 급히 약속 장소를 갔습니다
그렇게 급하게 약속 장소에 도착한후에
세수도 못하고 그곳에 온
나의 푸석푸석한 모습을 단장해 보려고
화장실의 거울에 나를 비추어 보았습니다
당신이 사 준 남방에,
당신이 골라 준 면 바지에,
당신이 좋아하던 안경을 쓴 내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그렇게 서둘러서
세수도 못 하고 서둘러 왔는데
지금 내 눈에 비친 내 모습은
내가 아닌 당신입니다
오늘은 왠지 하루가 짧지 않을것 같은
그런 불길한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내일 볼 시험은 접어버리고
강남역으로 갔더랬습니다
하늘이 흐려지더니,결국
비가 오더군요, 후....
이런날에 비가 오는건지, 아니면
비가오는 날에 이런건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술이 몸에 좀 받을 것 같네요....
뭐가 그리도 좋을까요
옆 테이블의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
좋아 죽겠다는 표정으로 앉아있는 저 두 사람들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야! 나도 한땐 너희들 못지 않았다구
별것도 아닌것들이....
안주가 나오고,
소주가 나왔습니다
한잔 마셨습니다
입에서 쓴 기운이 올라옵니다
당황했습니다
소주가 쓰다는 걸 느끼고 난 당황했습니다
그 사람...늘 소주를 마실때면
소주를 마심과 동시에 제 입에
안주를 한 가득 넣어주던 사람이었거든요
오빠는 술을 마실때도 몸 생각 좀 하라고
그게 걱정 되 눈물까지 흘려주던
그런 사람이었답니다
그런 사람을 떠나보내고 홀로 마시는 술
그저,
지금까지는 소주가 마실만한 술인줄로만 알았습니다
그 사람의 안주 한 젓가락이
소주를 마실만하게 만들어 주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할수없이
처량하게 젓가락을 들었습니다
젓가락을 드는데..왜 이렇게 억울한지
왜 이렇게 억울한건지....
안되겠습니다
나가야 했습니다
나와야했습니다....
그 길로 술집을 나와서
강남역의 거리에 나왔습니다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습니다
혼자 걷고 있는 이 거리
아직은 혼자인것 보다는
함께인게 더 익숙한 이 못난 몸뚱아리....
걸었습니다
무작정 걸어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휘청거리며,
사람들 속을 무작정 파고 들었습니다
뭐가 그리도 좋은일이 많은지
다들 웃으며 지나가네요...
행복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밀어 넣었던 술들이
밀려나올 것 같아서
걸음을 멈추고
빈 공터로 몸을 옮겼습니다
.....
눈을 감았습니다
나도 모르게 와버린 이 곳은
당신과 꿈을 이야기 하던 곳입니다
이 곳은....
당신의 꿈들을 들으며
나의 꿈을 당신께 이야기 하며
서로를 맞추어가던,
사랑을 꿈꾸던 그 자리입니다
여기에서 집에까지 걸어갈려면 1시간은 가야하는데
어떻게할지 모르겠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온통 당신과의 기억으로
도배를 했을텐데....
그 도배들을 다 찢고 집으로 가려면
아마,
내 가슴도 찢어야 할텐데...
세상사는 그 많은 날중에
이런날도 하루쯤은 괜찮을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는
그 좋은 돈도,
아름다운 여자도,
좋은 스포츠카도, 이쁜 내 방도....
아무것도 필요가 없습니다
오직 당신 하나만 필요합니다
세상의 그 많은 것들 다 버리고
당신하나만 가지고도
무작정 행복한
오늘 하루도
꽤 괜찮은 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요,
누군가 내게 와서
너 오늘 왜 이러느냐고 묻는다면
오늘은
아무일 없는듯 참고 살기엔
무리가 조금 있었다고
그래서 그랬다고....
너도 한 번
나처럼 무리해 보라고...
사랑하다가,
무리하게 나처럼 이별해 보라고
이렇게 말해야겠습니다....
어느새
비가 그쳤네요
이제 그만 접어야겠습니다
결혼하자고 말하던 입술에서
"나 결혼해..."라는 말을 했던 그 입술까지
그 모든 당신을
아직도 난 사랑합니다...
아직도 사랑합니다
1999년 10월 김/종/원 시인
이별한 날에는 그리움도 죄가 되나니 -살며 시 쓰며-
------------------------------------------------
대왕 청승맞은 시 한편.
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