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포뮬러라는 일본 만화가 있다. 미래의 자동차 경주를 주제로 주인공의 성장, 자동차 경주에 대한 그런것들을 박진감있게 그리고 있어서 인기가 있는 좀 오래된 애니인데.. 여기에 제로의 영역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등장인물들이 자동차 경주중에 집중력이 극한의 상태에 이르렀을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주변의 사물들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모든 감각이 민감해지고 조종을 더 세밀하게 할수 있는 상태. 그것이 제로의 영역이다.
뭐 그 애니에서는 그 상태가 계속 되면 뇌에 치명적인 손상이 온다고 했던가? (...아니였나? 하도 본지가 오래되서 생각이 가물.. 언제든 딴지바랍니다. 수정해야지 ㅎㅎ)
여튼간 이런 현상이 현실에서도 가능하다면?
완전히 똑같은 경험은 아니지만, 나는 종종 나 나름대로의 제로의 영역이라고 불리는 영역에 진입해본적이 있다.
2000년도였던가. 한창 DDR과 PUMP에 빠져서 하루에 3-4시간씩 오락실에서 살면서 오락을 할때가 있었다.
그때는 DDR에 모드를 바꿔서 SSR로 만들고 (Step step revolution, 모든 난이도가 올라가서 화살표가 화면에 가득 나오는 모드) 미친듯이 집중해서 밟았던 기억이 난다. 한창 그 오락을 하고 있으면 종종 몰입하는 극한의 감각..
그 순간에 돌입을 하게되면 화면에 화살표가 갑자기 느려지고 음악도 느려지면서 내 몸이 한층 더 빨라지면서 화살표를 잘 밟을수 있는 상태가 되었었다. 집중력이 정말 높을때 그런 상태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당시에 느껴지던 그 쾌감. 몸이 공중에 붕 떠 있는 기분이면서 어찌보면 무중력상태에 들어간듯한 그런 기분이 드는데 정말 좋은 기분이였다.
2004년에 salsa란 춤을 추기 시작하고, 한창 물이 올랐던 2006년경에도 이런 기분을 느껴본적이 있다.
그때도 역시 사물이 느려짐을 느끼며 내 몸이 한층 더 민첩해지고 빨라지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상대편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도 감각이 예민해져서 더 빨리 알수가 있었고, 그러면서도 그 춤출때의 느낌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붕붕 떠서 사뿐사뿐 스텝이 밟히고, 가벼웠다고 해야하나..(아 말로 표현이 잘 안된다.쩝)
생각해보면 커플댄스는 그런 상태에까지 닿으려면 내 몸 상태뿐 아니라 상대방의 몸 상태도 최상이여야 하고 춤추는 그 바의 분위기, 마루 상태 등등 등등 복잡한 변수가 있어서 DDR때 느끼던 횟수보다는 좀더 적다..
얼마전 swing을 추는 친구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이 글을 쓰게된 동기는 바로 여기..)
swing을 추면서도 그 제로의 영역에 들어갈수 있다는 것이다.
swing dance의 가장 중요한 특징중의 하나인 bounce.. 이 바운스에 몸을 맡기다 보면 나도모르게 무의식에 경지에 몸이 붕붕 떠 있는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는것? 안타깝게도 나는 스윙은 배우다 말아서 이런 경지까지는 이르지 못하였고..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스윙은 빠르다기보단 적당한 템포의 음악에 바운스를 넣어서 추는 춤이라,
앞에서 이야기 했던 DDR이나, 패턴난무 LA스타일 살사와는 또 다른 기분이 드는거 같다. 아 궁금해라.
그리고,
지금 추고 있는 West coast swing.
이 춤은 또 나에게 어떤 제로의 영역을 선사해줄것인가.
기대가 된다.
추측해보건데, 어떤 상태가 되면 뇌에서
이런기분이 자꾸 들면 중독되지 않을까? 그때 분비되는
근데 건강에 별로 좋을꺼 같지는 않은데...흐음.